태국 동부의 라용(Rayong)은 방콕에서 차로 약 3시간 거리, 태국인들이 주말마다 즐겨 찾는 조용한 해변 도시입니다. 푸껫이나 파타야처럼 유명 관광지가 아니어서 외국인 관광객이 적고, 그 덕에 진짜 태국의 로컬 분위기와 합리적인 물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라용 해변 일대에는 매일 새벽 어부들이 잡아오는 신선한 해산물과, 현지인들이 오래 다닌 맛집들이 모여 있어 ‘바다 음식 천국’이라고 불립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라용 바닷가 로컬 맛집과,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을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라용 해변 로컬 맛집의 매력 (태국)
라용을 처음 찾았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가격 거품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방콕이나 파타야에서는 외국인 가격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지만, 라용은 대부분 메뉴판이 태국어로만 되어 있어 현지인 가격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첫 번째로 간 곳은 반페(Ban Phe) 항구 근처의 작은 해산물 식당이었습니다. 항구 옆 시장에서 해산물을 사고 바로 옆 식당에 가져가 조리해 달라고 하면, 저렴한 조리비만 받고 바로 요리를 해줍니다.
가게 안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창가 자리가 있었고, 그 옆에는 산소 펌프가 달린 커다란 수조에 게, 새우, 조개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태국식 게 카레볶음인 뿌 팟퐁 커리를 주문했는데, 커리 소스가 진하면서도 달콤했고 게살이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어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가격은 350바트(약 13,000원)로, 방콕 유명 레스토랑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옆 테이블에서는 태국인 부부가 랍 뿌(게 샐러드)를 먹고 있었는데, 저를 보더니 한입 맛보라며 건네주셨습니다. 매콤하고 상큼한 라임 드레싱에 게살이 어우러져 입맛이 확 살아나는 맛이었죠. 이런 현지인의 친절과 자연스러운 교류가 라용 로컬 맛집의 진짜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라용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 (해산물)
라용에 왔다면 다음 네 가지 해산물 요리를 반드시 맛보길 추천합니다.
- 랍 뿌(게 샐러드) — 잘게 찢은 게살에 매운 고추, 라임, 생선소스를 버무린 요리로, 입에 넣는 순간 매운맛과 상큼함이 동시에 퍼집니다.
- 쏨땀 꿍(파파야 해산물 샐러드) — 태국 전역에서 쏨땀은 흔하지만, 라용에서는 새우나 조개를 추가한 ‘해산물 버전’을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땅콩과 새우젓, 라임이 어우러져 깊은 감칠맛을 냅니다.
- 꿍 텐(춤추는 새우) — 살아 있는 작은 새우를 매운 소스와 허브에 버무려 먹는 독특한 요리입니다. 씹을 때 탱글탱글한 식감과 함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 해산물 모둠 구이 — 조개, 새우, 게, 오징어를 숯불에 구워 내는 단순한 요리지만, 재료가 워낙 신선해 소금만 찍어 먹어도 충분합니다.
라용의 해산물은 대부분 새벽 4~5시에 잡혀 오전 시장에서 거래된 뒤, 점심시간에는 바로 식탁에 오릅니다. 실제로 저는 ‘라용 씨푸드 마켓’에서 아침에 갓 잡힌 대형 새우를 구입해 인근 식당에 가져가 구워달라고 했는데,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라용 로컬 맛집 여행 팁 (로컬음식)
- 식사 시간은 오후 5~6시 — 이 시간대에 식당에 가면 노을이 시작되며, 바다 위로 분홍빛과 주황빛이 번집니다. 창가에 앉아 식사하면 사진도 예쁘게 나옵니다.
- 맵기 조절 필수 — 태국 현지식은 기본적으로 매우 맵습니다. “마이 펫(ไม่เผ็ด, 덜 맵게)”라고 하면 외국인 입맛에 맞춰 줍니다.
- 현금 준비 — 일부 식당은 카드 결제가 되지 않으니, 1,000~1,500바트 정도는 현금으로 챙기세요.
- 시장+식당 코스 — 오전에는 반페 항구 시장에서 해산물을 구경하고, 오후에는 해변가 식당에서 식사하는 루트를 추천합니다.
- 메뉴판 번역 앱 사용 — 대부분의 로컬 식당은 영어 메뉴가 없습니다. 구글 번역 카메라 기능을 사용하면 메뉴 선택이 훨씬 편해집니다.
라용 로컬 맛집 추천 리스트
- Mae Pim Seafood — 매핌 해변 근처에 있는 가족 경영 식당으로, 해산물 모둠구이와 똠얌꿍이 유명합니다.
- Tamnanpar Seafood — 숲속에 위치한 독특한 분위기의 식당으로, 로컬 해산물과 태국 전통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 Ban Phe Fresh Market — 식당이라기보다는 시장이지만, 여기서 해산물을 사서 근처 식당에 조리해 달라고 하면 저렴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 Num Seafood —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해변가 식당으로, 저녁 노을과 함께 먹는 해산물 뷔페가 인상적입니다.
라용 지방의 바닷가 로컬 맛집 투어는 ‘가성비, 신선함, 풍경’이라는 세 가지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경험입니다. 관광지의 상업적인 분위기보다 조용하고 진짜 같은 태국을 경험하고 싶다면 라용은 최고의 선택입니다. 방콕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바다 향 가득한 식탁과 함께 평생 기억에 남을 맛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음 태국 여행 때, 푸껫 대신 라용에서 현지의 맛과 풍경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