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으로 사랑받는 밀키트,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식비 부담을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하고, 남은 재료를 재활용한다면 같은 메뉴를 더 저렴하게, 그리고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밀키트 대신 직접 요리를 선택하면서 실제로 경험한 식비 절감 사례와, 요리 초보도 실천할 수 있는 팁을 함께 소개합니다.
밀키트의 편리함, 그 이면의 숨은 비용
밀키트를 처음 접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돌아온 저녁, 조리법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완성되는 한 끼. 특히 자취를 시작했을 때, 요리에 서툴렀던 저는 밀키트에 큰 의존을 했습니다. 소불고기 밀키트, 크림파스타 키트, 심지어 김치찌개까지 밀키트 하나로 해결했죠. 문제는 한 달 식비를 정리하면서부터였습니다.
밀키트는 개당 8,000원~12,000원 선인데, 2인분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 양은 1.5인분 정도에 불과합니다. 소스와 채소, 고기가 정량으로 들어 있어 추가 재료 없이 먹기에는 아쉬움이 크죠. 결국 따로 김치를 꺼내거나, 밥을 더 지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외식보다는 싸다는 생각에 매일 1~2개씩 주문했고, 한 달 후 카드명세서를 보고 경악했습니다. 식비가 50만 원을 넘었거든요.
이후 저는 밀키트 구매를 줄이기 시작했고, 주 5일은 직접 요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시작은 분명 낯설고 번거로웠지만,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식비도 줄고, 요리 실력도 늘었고, 무엇보다 재료를 활용하는 재미에 빠져들었습니다.
장보기와 재료활용, 식비 절감의 핵심
밀키트는 정해진 재료만큼만 들어 있지만, 직접 요리를 하게 되면 같은 재료로 여러 요리를 할 수 있어 식비 절감이 훨씬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5,000원짜리 소불고기 밀키트를 사면 딱 한 끼지만, 직접 소고기와 양파, 간장, 마늘을 사면 불고기도 만들 수 있고, 볶음밥에도 활용하고, 국거리로도 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자주 활용하는 전략은 '재료 중심 요리 설계'입니다. 닭가슴살 1팩, 두부 2모, 양파 2개, 대파 1단, 계란 10개를 기본으로 냉장고에 구비해 두고, 이 재료들을 중심으로 요리 아이디어를 펼치는 것이죠. 닭가슴살은 데쳐서 샐러드나 볶음으로, 두부는 부침, 찌개, 조림으로, 대파와 양파는 모든 요리의 기본 베이스로 활용됩니다.
마트에서 3만원어치 장을 보면 평균 6~7가지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양을 밀키트로 사려면 최소 5만 원 이상이 들어갑니다. 밀키트는 편리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요리 초보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절약 요리 팁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때 가장 두려웠던 건 "레시피 없이 내가 요리를 할 수 있을까?"였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간단한 요리도 많습니다. 밀키트에서 배운 구성과 순서를 응용해 간단한 볶음요리, 찌개, 국은 충분히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초보 시절 자주 만들었던 저비용 고효율 메뉴들입니다.
- 계란볶음밥: 남은 밥, 계란 2개, 대파만 있으면 완성. 여기에 김치나 햄 추가하면 더 맛있음.
- 두부조림: 두부 1모를 얇게 썰어 간장, 고춧가루, 설탕, 마늘로 양념해 조림. 반찬으로 3끼 활용 가능.
- 김치찌개: 신김치, 돼지고기 조금, 두부 반 모만 있어도 맛있는 찌개 완성. 김치국물만 있으면 성공률 90%.
- 닭가슴살 샐러드: 데친 닭가슴살을 찢어 상추나 양상추와 함께. 드레싱은 집에 있는 소스 활용.
초기엔 재료 손질이나 조리 시간이 길게 느껴졌지만, 익숙해지면 20~30분 내에 한 끼 요리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정확한 레시피'보다는 '있는 재료로 만드는 감각'을 기르는 것입니다. 저는 요즘도 밀키트 레시피를 참고하되, 재료는 직접 구매해 응용해서 요리합니다. 덕분에 식비는 줄이고 요리 실력은 늘었죠.
밀키트는 분명 바쁜 현대인에게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매 끼니마다 밀키트를 이용한다면 식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반면 조금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직접 요리를 한다면, 같은 재료로 더 많은 식사를 만들 수 있고, 잉여 재료도 활용 가능하며, 궁극적으로 식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제가 밀키트에서 직접 요리로 전환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식비는 평균 월 20만 원대로 떨어졌고, 요리하는 재미도 생겼으며,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밀키트를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 직접 요리를 일상화한다면 시간, 비용, 건강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오늘부터 한 끼씩, 직접 요리를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