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의 고즈넉한 도시 치앙라이에는, 관광객에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매력적인 로컬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와싼시장(Wat San Market)입니다. 이곳은 아침 6시부터 북적이며, 신선한 재료와 전통 요리, 그리고 시장 특유의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방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와싼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 음식들과 분위기, 그리고 여행 팁까지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태국 북부 음식의 진수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최고의 가이드가 될 것입니다.
와싼시장의 분위기와 첫인상 (태국 북부 전통)
치앙라이 시내에서 숙소를 나와 자전거를 타고 10분 정도 달리면 와싼시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입구부터 북부 전통 복장을 입은 상인들이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은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 가격이 합리적이고 음식의 맛이 진짜 ‘로컬’입니다.
아침 일찍 방문하면, 아직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찜기와 바구니에 담긴 찹쌀밥이 시장의 공기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향긋한 허브 냄새와 구운 고기 냄새가 섞여 코끝을 자극하죠. 태국 북부의 대표적인 조식 메뉴인 카오니여우(찹쌀밥)와 사이우아(북부 허브 소시지)를 파는 노점이 특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시장 내부는 크게 조리 음식 구역과 신선 식재료 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조리 음식 구역에서는 아침 식사나 간식거리를 바로 사 먹을 수 있고, 신선 식재료 구역에서는 현지 가정에서 쓰이는 허브, 채소, 육류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먼저 음식 구역에서 북부 특유의 향신료를 쓴 국수를 한 그릇 주문했습니다.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국물 맛이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었습니다.
특히 와싼시장의 매력은 ‘소박함’에 있습니다. 화려한 간판이나 인스타그램 포토존은 없지만, 그 대신 사람들의 미소와 시장 특유의 따뜻한 소통이 있습니다. 상인들과 간단한 태국어로 인사하고, 손짓 발짓 섞어 음식 설명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와싼시장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로컬 시장)
와싼시장에 오면 놓쳐서는 안 될 대표 메뉴가 몇 가지 있습니다. 제가 직접 먹어보고 추천하는 음식 리스트를 소개하겠습니다.
1) 카오니여우 + 사이우아 세트
- 찹쌀밥은 작은 대나무 통에 담겨 나오는데, 손으로 뜯어 사이우아 소시지와 함께 먹으면 정말 꿀맛입니다. 사이우아는 레몬그라스, 라임잎, 갈랑갈, 마늘 등 향신료가 듬뿍 들어가서 씹을 때마다 향이 퍼집니다.
2) 카오소이(Khao Soi)
- 태국 북부의 대표 커리 국수입니다. 계란면 위에 닭고기와 진한 코코넛 커리 국물이 부어져 있고, 위에는 바삭한 튀김면이 얹혀 나옵니다. 고소하고 매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3) 칸톳 디저트 세트
- 태국 전통 찹쌀 디저트 모음인데, 코코넛 밀크로 만든 젤리, 바나나 찹쌀찜, 흑미 찹쌀밥 등이 포함됩니다. 단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해서 아침 식사 후 디저트로 딱 좋습니다.
4) 태국 북부식 커피
- 진하게 내린 커피에 연유를 넣어 달콤하게 마시는 스타일입니다. 가격은 20밧(약 800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5) 그릴드 치킨 꼬치(까이양)
- 숯불에서 천천히 구워낸 닭꼬치인데,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이 조화를 이룹니다. 매운 소스와 곁들여 먹으면 중독성이 강합니다.
이 외에도 시장 한쪽에서는 발효 생선 페이스트(남프릭)나 허브 샐러드 같은 현지 특산 요리도 판매합니다. 다만 향이 강한 음식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시식 후 구입을 추천합니다.
여행자 팁과 와싼시장 100% 즐기는 법 (미식 여행)
와싼시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팁이 있습니다.
1) 이른 아침 방문
- 오전 6시~8시 사이가 가장 활기차고, 음식이 가장 신선합니다. 늦게 가면 인기 메뉴가 금방 동날 수 있습니다.
2) 현금 준비
- 대부분의 상점이 카드 결제를 받지 않으므로 100밧, 20밧짜리 지폐를 충분히 준비하세요.
3) 태국어 한 마디
-“아로이(맛있다)”, “카오니여우(찹쌀밥)” 같은 간단한 단어를 알아두면 상인과 금방 친해집니다.
4) 시장 내 카페 활용
- 시장 입구 쪽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음식 구역에서 먹은 음식과 함께 즐기면 현지인처럼 아침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5) 위생 팁
- 시장 특성상 위생 상태가 한국처럼 엄격하진 않으니, 음식이 너무 오래된 것 같으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시장 중간에서 북부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그 음악을 들으며 아침을 먹는 경험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이런 작은 순간들이 와싼시장의 진정한 매력입니다.
치앙라이 와싼시장은 관광객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바로 그 점이 매력인 곳입니다. 북부 전통 음식의 깊은 맛과 시장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 그리고 현지의 아침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치앙라이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하루 아침은 와싼시장에서 시작해 보세요. 단순한 식사가 아닌, 태국 북부의 문화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