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로 대표되는 유적지뿐만 아니라, 감성을 자극하는 전통 디저트 문화로도 유명합니다. 다양한 열대 과일, 코코넛, 찹쌀 등을 활용해 만든 로컬 디저트는 그 자체로 캄보디아의 정체성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방문한 캄보디아 현지 디저트 가게들을 중심으로 맛, 분위기, 가격, 여행 팁 등을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프놈펜의 숨은 디저트 골목 탐방기
프놈펜에는 생각보다 로컬 디저트를 판매하는 노점과 소규모 가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일상적으로 즐기는 디저트 명소가 많습니다. 제가 찾은 곳은 뚜얼슬렝 박물관 근처의 작은 디저트 골목이었습니다. 이곳은 시장보다는 작고, 골목 느낌이 강해서 도보로만 접근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가게는 ‘Num Ansom Chek’이라는 디저트를 파는 아주머니의 노점이었습니다. 바나나 잎에 찹쌀과 바나나를 넣어 쪄낸 음식인데, 한 입 베어 물자마자 고소한 코코넛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가격은 단돈 1000리엘(약 300원) 정도로, 저렴하지만 맛은 매우 깊고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Khmer Sweet House’라는 소규모 디저트 전문점으로, 프놈펜 로컬 대학 인근에 위치해 있어 학생들도 자주 찾는 곳이었습니다. 여기서는 팜슈가 시럽을 얹은 젤리 디저트와 코코넛 밀크가 듬뿍 들어간 죽 형태의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담백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여행 피로를 녹여줬습니다.
시엠립 로컬 디저트 카페에서의 하루
시엠립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인만큼, 디저트 카페도 조금 더 현대적이고 꾸며진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현지 전통 디저트를 콘셉트로 한 로컬 카페를 찾아가는 것이 이번 여행의 주요 목표였습니다.
‘Kralan Café’라는 이름의 작은 카페는 전통 찹쌀통 대나무 구이 디저트(Kralan)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찹쌀 안에 강낭콩, 코코넛, 야자당을 넣어 대나무에 넣고 구워낸 후, 차갑게 식혀 서빙되는데, 한국의 인절미나 약밥과 비슷한 식감이었지만 캄보디아 특유의 달콤함과 향신료 향이 은은히 더해져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카페 내부는 전통 소품과 로컬 사진들로 꾸며져 있어 문화 체험 공간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메뉴판에는 영어 번역이 잘 되어 있었고, 외국인에게는 디저트 + 현지차 세트 메뉴도 있어 초보 여행자에게 추천할 만한 코스였습니다. 가격대는 1인 기준 2~3달러 수준으로, 시엠립 물가 기준에서는 중간 정도였지만, 음식 퀄리티나 경험의 가치로 보면 매우 합리적이었습니다.
시골 재래시장에서 만난 진짜 로컬 디저트
캄보디아 시골에서는 도시보다 훨씬 더 정통 방식의 디저트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시엠립에서 차량으로 1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의 아침 시장을 방문했을 때, 진정한 ‘로컬 푸드’란 이런 것이라는 걸 몸소 느꼈습니다.
시장 입구에서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Num Kong’이라는 이름의 튀긴 도넛을 파는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이 도넛은 한국의 꽈배기와 비슷한 식감이지만, 캄보디아산 팜슈가가 겉에 입혀져 있어 바삭하면서도 은은하게 달콤한 맛이 특징입니다.
또한, 근처에서 ‘Num Chak Kachan’이라는 바나나 푸딩 형태의 디저트를 판매하는 노점도 있었는데, 이것은 바나나를 얇게 저며 쪄낸 후 찹쌀가루와 섞어 만든 음식이었습니다. 낯선 비주얼이었지만 한 입 먹자마자 전통 디저트 특유의 식감과 맛에 반해버렸습니다.
이러한 재래시장 체험은 맛뿐 아니라 사람과의 교류, 일상 속 문화를 체험하는 의미도 있어, 캄보디아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은 경험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캄보디아의 전통 디저트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일상을 녹여낸 작은 예술 작품입니다. 프놈펜의 골목부터 시엠립의 카페, 시골 시장의 따뜻한 손맛까지, 다양한 디저트를 경험하며 진짜 캄보디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행 중 디저트를 통해 현지 문화를 체험해 보는 것,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다음 캄보디아 여행의 키워드는 "디저트"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